마지막으로 근본적인 질문 하나를 던지고 싶습니다. 노조의 파업이 있을 때면 언론에는 그 노조원들의 평균임금이 6천이라거나, 사장과 비슷하게 9천만원대의 연봉을 받는 직원이 400명에 이른다는 식의 보도가 자주 나옵니다. 이런 보도를 접한 여론은 노조의 파업에 싸능하게 등을 돌립니다. 국립대 교수들은 모여앉아 "철도공사 직원들이 우리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다니 기가 막히지 않냐?"고 한탄합니다. 그럴때마다 저는 이런 의문을 품습니다. '철도공사 직원이 국립대 교수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 게 도대체 뭐가 잘못된 일일까?' 물론 교수 되는데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박사학위 취득할 때까지 학비도 많이 쏟아 부어야 합니다.  그러나 누가 억지로 시켜서 그리된 게 아니라 공부가 좋아서 선택한 길입니다. 교수들은 하고 싶은 말을 마음대로 하고 원하는 글을 쓰며 그걸로 월급을 받습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명예와 존경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왜 자기들이 철도공사 직원보다 돈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궤변을 늘어놓는다고 생각하신다면 질문을 좀 바꿔보겠습니다. 어느 공기업의 평균임금이 6천만원이라는 사실에 분노하는 분들은 우리나라 최대기업 등기이사들의 평균연봉이 78억가량이라는 사실도 알고 계실 겁니다. 철도공사 직원들이 자신보다 몇천만원을 더 받는 데 분노하는 사람들이 왜 자신보다 100배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분노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능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차이가 100배에 이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한명의 인재가 1만명을 먹여 살린다고 하면서 그런 인재에게 많은 돈을 주어야 한다고 말한 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논리로 극소수의 연봉을 천문학적으로 올린 뒤, 정작 그 돈을 그분과 그분 일가족들이 챙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한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100배의 연봉을 받는 것은 과연 정당한 일일까요? 그런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노조의 파업에 대해 '귀족' 운운할 수 있을까요? 육체로 일하는 사람들보다 정신노동자들이 돈을 더 받아야 한다는 사회통념은 과연 정당한 것일까요?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돈을 더 받아야 한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비롯된 것일까요? 과연 이런 생각들은 불변의 진리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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