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 4:13

from 카테고리 없음 2009. 2. 13. 16:05



불현듯 나 같은 것과는 어울리지 않을 엄중한 무게의 자괴감인가 뭔가 하는게 몰려들었다.
매번 귀에 달고 사는 아이폿도 내던지곤 그저 냉랭히 버스에 앉아 창녁을 통해 비췬 논 밭이나 바라보며 나다니곤한다.
"이제" 디자이너스 클럽에서 뛰쳐나온 효선이미달이의 말귀가 귓가에 들린다. 미달이의 심정이 백분 이해된다.
진우녀석이 생각났다. 모임녁마다 시크하면서도 뭔가 나와는 다른 그의 태도에 투덜거리던 나였지만,
이제는 분명 내가 그 진우와 꼭 같은, 똑 닮은 모습을 하고있다. 많이 늦어버렸지만 모두가 이해가 가는 듯도 하다.
어제 저녁즈음을 기해 두 녀석들의 넋두리가 새록이 떠올랐고 진정 내게 와 닿았다. 통감이란 이런 걸까.

많이 도톨한 모습이라 생각한다. 내가 봐도 나는 그간에 지녔던 매력들을 많이 잃어버렸다. 
내 주위를 감돌던 어떤 긍정의 기운. 사람들에게 좋게 작용하는, 그 소용돌이 치던 기류들도 흩 날려 없어지곤
이젠 남루하고 지친, 늘어진 모양새만이 내게 남은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라고 이래 생각할 적마다
그게 아니라고 손사례 저어주는 곁에 남은 진짜 진짜 진짜 사람들이 참 고맙다!

드디어 7년이다. 올해들어 횟수로 정확히 7년이 지난다. 어쩌면 7년을 예상하고 어서 7년이 지나길 기다렸는지 모른다.
한남동 순천향 병원, 투석실과 중환자실 수술실을 드나드는 짓거릴 관두는데에도 7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7년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게 지나 입가에 잔잔한 미소 귓녁까지 담아가며 회상할 고귀한 추억의 시간 일 뿐,
모든 것이 종결을 향해 치닫는, 마감의 시간을 향한 시간이 아닐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근데 문득 드는 생각이 결혼하는데도 왠지 7년이 걸릴 것 같다.
이제 2년 남은건가. 그렇담 대박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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